클로즈업


새로운 패
<팔각도> 조성욱 대표

 

목동에서 돼지고기 전문점 <특별하면돼지> 2개 매장을 운영하던 그가 이번에는 닭을 골랐다. 아주 현실적인 관점에서.
– 에디터 이한주

 

돼지에서 닭으로 같은 패로 같은 승률을 예상하기 어려워지는 요즘, 어떤 패를 골라 쥐는가가 비즈니스의 방향을 바꿔놓기도 한다. 외식인에게 가장 중요한 패는 아이템이다. 때론 아껴두거나 감추거나, 과감하게 보여주거나 급하게 바꾸기도 해야 하는 그런 것. 그리고 외식 아이템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마지막 패는 결국 식재료다. 대중성, 안정성, 수익성 같은 고민들은 식재료에서부터 풀어야 하는 숙제 같은 일이다. 때때로 인터뷰 첫 질문에 식재료 선택 이야기를 묻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콘셉트나 디자인 기획보다 그런 것들이 궁금해진다. 지난 12월 24일 숯불닭갈비 전문점 <팔각도>를 오픈한 조성욱 대표에게 처음 한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왜 잘하고 잘 아는 돼지를 두고 닭을 골랐는지. “한 동네에서 돼지고깃집을 3개 했다간 큰일 날 수도 있겠더라. 새로운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을 때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터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다른 고기로 다양화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마음도 그때 들었고. 알다시피 돼지는 6개월 이상 키워야 하지만 닭은 사육기간이 짧으니까 변수에 대한 문제 대처가 빠르지 않겠나. 돼지고기처럼 매일 먹을 수 있는 외식 아이템은 분명 아니지만, 여러 측면에서 닭도 매력 있다고 본다. 원가 좋고 특수부위도 세분화해 즐길 수 있고. 새로운 콘셉트로 풀어내면 경쟁력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특수부위와 불판에 집중한 기획 <팔각도>는 기존에 알고 있던 숯불닭갈비 집들과 결이 조금 다르다. 닭 특수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물판에 구워 먹는 숯불닭갈비라는 점에서, 그리고 기존 닭갈비집 불판 스타일과 차이 난다는 점에서. 그가 오픈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한 건 국내 도계장을 돌며 안정적인 특수부위 공급처를 찾는 일이었다. 목살과 안창살 부위는 그렇게 상품화했고, 향후 새로운 부위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원육 만큼 집중도를 쏟은 건 불판이다. 팔각으로 만든 시그니처 불판으로 확실한 이미지를, 초벌 후 주물판에 구워 먹는 새로운 닭갈비 맛을 전달하는 게 <팔각도> 기획의 핵심이었다. “차별화 측면에서 불판에 신경 쓰는 편이다. 원형과 사각 불판 다 만들어봤는데 둘을 겹치니 팔각이 되더라. 불판 만드는 게 개인 매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긴 한데, 13년째 외식사업을 해온 지금은 이런데 욕심이 난다. 개인적 만족감, 성취감도 중요하니까. 물론 비주얼만 신경 쓴 건 아니다. 주물판에 굽는 닭 맛은 매력이 또 다르다.” 조성욱 대표가 바라보는 아이템으로서 숯불닭갈비의 가능성은 어떨까. 나의 이 질문에 “작년에 숯불닭갈비 몇 번이나 드셨어요?”라며 되묻는 그의 한 마디, 깊은 고민의 흔적들이 녹아 있는 듯했다. 대중성과 현실감각을 고려한 숯불닭갈비집이라면 올 한해 맛보며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자세한 내용은 vol. 181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revious Post

다이닝 콕


제육볶음 베리에이션
<제육원소>
Next Post

브랜드


천천히 하나씩
'고삼농협'









More Story

다이닝 콕


제육볶음 베리에이션
<제육원소>
  볼륨·차림 차별화해 요리와 식사로 내는 제육볶음 물질을 이루는 기본 성분을 원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