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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관전포인트

 

돼지국밥이냐, 돼지곰탕이냐. 그 기준을 정하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등장하게 된 돼지곰탕에서만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다. 바로 프리미엄.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기존 6000원대 저렴한 국밥과 비교해 적게는 2000원부터 4000원까지 차이 난다. 이는 다양한 부위의 활용, 그리고 그에 특화된 조리법과 육수 차이에서 비롯된다. 메뉴 퀄리티가 높아진 만큼 캐주얼한 분위기로 공간을 꾸며내는 곳도 늘고 있는 추세. 즉, 매장 운영 전반에 걸쳐 디테일 입히는 과정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과연 어떻게 다를까. 육수·고명·밥·양념 시점에서 바라본 돼지곰탕들. 에디터 김선주

 


 

Point 1

육수

재료는 심플하게. 조리는 심도 있게.

 

활용도 높은 맑은 뼈 육수
경상도 지역 돼지국밥은 원래부터 맑은 것과 탁한 것 두 가지였다. 고기로만 육수를 낸 돼지국밥이 애초에 있었음에도 곰탕이라는 이름하에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건, 고급화 가능성을 보여준 몇몇 식당들의 노력 덕분이다. 뒷다리살 같은 저렴한 부위에서 버크셔K, 듀록, 이베리코 등 품질 좋은 원육의 선택, 그리고 차별화한 조리 방법으로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 이러한 이유로 맑은 국물의 돼지곰탕을 판매하는 곳이 늘었지만, 정작 살코기로만 육수를 만들진 않는다. 고기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한 그 맛을 채우기엔 뼈 육수만한 게 없기 때문. 실제로 뼈를 저온에서 장시간 우려내면 색이 탁해지지 않으니 맛 보강 용도로 사용하면 좋다.

누린내 잡고, 감칠맛 높이고
돼지 누린내 잡기,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게 8할이고 그다음은 재료마다 어울리는 조리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모든 대표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징적인 건 육수 원물마다 조리 방법을 다르게 하고 있다는 것. 특히 엄용백 대표는 “돼지 뼈를 활용할 경우 뼈마다 시원한맛, 감칠맛, 고소한맛, 풍미 등 각각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조리법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취재했던 대부분의 식당들이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부재료를 최소화해 사용했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뿌리채소나 향신료를 넣어 독특한 향을 입혀내기도 했다.

 

 


 

Point 2

고기 고명

고명을 위한 고기가 필요한 때.

 

육수용이 아닌 고명용 고기
‘대표 서민음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가장 저렴한 부위를 우리고 또 우려 만들게 된 게 돼지국밥의 탄생 배경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 고명으로 올라가는 고기는 항상 퍽퍽하고 질길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를 조금 줄여보고자 얇게 썰어 제공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좀 달라졌다. 육수용이 아닌 고명용 고기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취재했던 모든 곳이 육수용, 고명용 부위를 다르게 사용하고 있었으며, 각각 다른 방법으로 조리했다.

‘저온·고압·수비드’ 부위마다 다른 조리법
곰탕 한 그릇에 들어가는 부위도 가지각색이다. <엄용백 돼지국밥>의 경우 다릿살, 볼살, 토시살 등 흔히 사용되는 부위부터 항정살, 가브리살 등의 특수부위까지 올라간다. 조리법도 모두 다르다. 토시살은 압력솥에 삶아 부드럽게 만들고 항정살, 가브리살, 다리살은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익혀내는 수비드 조리법으로 만든다. 또한 <삼정>에서는 목전지살을 활용해 고명을 만드는데, 자칫 질겨질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저온 조리법으로 만든다. 75℃로 설정한 중탕기에 간장 양념한 고기를 약 16시간 동안 익혀내는 것.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손으로 누르면 부서질 정도로 육질이 연해진다. 또한 졸여진 간장 양념으로 인해 은은한 스모크 향이 더해지고 간도 적당히 배어든다.

세분화된 숙성 방법
부위마다 숙성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엄용백 돼지국밥>의 고기는 단기숙성 과정을 거친다. 오랜 시간 숙성을 하게 되면 육즙이 물에 모두 빠져나와버리고, 육질이 과하게 연해져 곰탕 고명에 어울리지 않다는 게 엄용백 대표의 설명. 때문에 도축 후 0~1℃에서 최소 5~7일간 숙성, 육즙이 가장 풍부해지는 시점에 삶아내고 있다.

 


 

Point 3

밥은 어떻게 제공하면 좋을까.

 

알이 크고 단단한 신동진 쌀
식당마다 사용하는 원육과 육수, 그리고 조리법 모두 달랐지만 딱 하나 같은 게 있었다. 바로 같은 쌀로 밥을 짓고 있었다는 것. 토렴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 신동진 쌀을 쓰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엄용백 대표는 “6가지 쌀을 비교해본 결과 신동진 쌀이 사용하기 적합했다. 쌀알이 크고 단단하며 수분함량이 높아 차지고 쉽게 붇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정한지 1개월 이내의 쌀로 밥을 짓고 있으며 한 김 식혀 토렴하고 있다. 또한 <삼정> 장기봉 대표는 “가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전국 쌀 생산 면적의 1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생산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국산 단일 품종 중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효율적·위생적 토렴
‘보온장치가 없던 과거에 토렴이 필수였다면,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끓인 것처럼 따뜻하고 쌀알마다 국물이 배어들어 좋다’는 얘기들도 들린다. 결국 경영자의 선택에 달려있겠지만, 토렴 방식은 문제가 하나 있다. 뜨거운 국을 붓는다 하더라도 밥과 고명의 위생상태를 보장할 수 없을뿐더러 국물을 따라내는 과정에서 육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토렴 방식을 취할 경우 좀 더 위생적인 방법으로 제공하는 게 좋다. <엄용백 돼지국밥>에서는 토렴 전용 육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국물 맛이 변하지 않으며, 쌀알이 빠지지 않도록 촘촘히 제작한 체를 사용해 육수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다.

 


 

Point 4

양념

디테일을 중시하는 <삼정>의 양념들.

 

1.  육수용 소금

게랑드 소금과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섞어 육수 간을
맞출 때 사용한다.
게랑드 소금은 간수가 거의
없어 쓰지 않고 단맛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뼈 육수를 만들 때
넣으면 더 맑게 뽑을 수 있다.
암염인 히말라야 핑크 솔트는
감칠맛을 보충해주는 용도로
사용한다.

2. 테이블 소금

요오드가 들어있지 않은
코셔솔트를 후첨용으로 제공.
불순물이 거의 없고, 오로지
짠맛만 있어 육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입자가 고와 보통
소금보다 3배 정도 빨리
녹는 게 특징. 유대인들이
육류를 조리할 때 특유의
향미를 즐기기 위해
이 소금을 많이 사용한다.

3. 새우젓 양념

고기 찍어 먹는 새우젓이다.
강경 새우젓에 다진 채소와
갖은 양념을 넣고 삭히는데
채소에서 나온 수분이 모두
증발될 때까지 약 한 달간
숙성한다. 새우젓의 염도를
낮추면서 감칠맛을 높이기
위한 것. 칼칼한 고춧가루가
들어가 국물에 넣어 먹어도
잘 어울린다.

4. 청양고추 양념

돼지국밥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념장 대신 만들었다.
청양고추를 일정 기간 동안
삭힌 후 잘게 다져 갖은
양념하며, 고춧가루는 국물을
탁하게 만들수 있어 넣지
않는다. 고기 고명에 곁들일
수 있도록 짜지 않게 만들고,
얼큰한 맛으로 국물을
개운하게 만들어 준다.

 

 

 

 

 

 

 

 

 

 

 

 

 

 

 

 

 

 

 

 

 

 

 

 

* 자세한 내용은 vol. 181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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