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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의 재구성

유명 노포와 견줘도 부족함 없는 메뉴 퀄리티에, 캐주얼함과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더하는 게 최근 젊은 곰탕집의 운영 전략이다. 에디터 주효진

 

매장은 모던해도 메뉴는 한우 중심으로
흔히 곰탕은 고기로만 끓여 맑다고 여기는 이가 많은데, 고기로만 맛을 내긴 쉽지 않다. 육고기 국물 특유의 기름지고 깊은 맛은 어느 정도 뼈가 활용돼야 더욱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기 때문. 이번 기사를 위해 방문한 매장들의 다수도 그 활용 비율에 조금 차이가 있지만 고기와 뼈를 함께 우려 쓰는 경우가 많았다. 주목할 것은 주재료를 역시 한우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는 점. 수입육 사골의 상품성이 한국식 곰탕과 적합한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게 대다수 반응이었다. 또한 맛뿐만 아니라 노포와의 경쟁력, 소비자 신뢰도 등을 고려하는 경우라도 한우의 비중을 높이는 편이 낫다. 아직까지(아마 미래에도) 곰탕은 ‘보양식, 대접받는 느낌’ 등의 고급스러움을 내포하는 메뉴기 때문이다.

메뉴를 좀 더 라이트하게, 확장 메뉴 돋보여
식당 메뉴는 단출할수록 오퍼레이션이 편하고 전문점의 이미지가 강해 소비자 충성도 또한 높다는 게 일반적 얘기지만, 요즘 외식시장에서 곰탕이 주메뉴인 곳이라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 곰탕은 돼지고기 베이스의 탕반과 비교해 식재료 냄새가 두드러지지 않아 다양한 연령대 손님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데 단 한 가지, 메뉴가 가진 고정된 이미지가 약간의 걸림돌이 된다. 곰탕집,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식당에 밴 꼬릿한 냄새와 낮부터 얼큰한 어르신들이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가격대 낮은 순댓국보다 부담스러운 가격이며, 주머니가 두둑해서 자주 먹더라도 여행가신 어머니가 일주일치 미리 끓여둔 곰탕을 먹는 듯 조금은 단조로운 느낌이다. 이에 최근의 젊은 곰탕집은 고기와 국물을 활용해 조금 라이트하면서도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확장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천연조미료, 효소 활용하는 한우암소곰탕
<가족식탁>

 

수제 조미료와 효소, 60개월 미만 한우암소
‘식어도 맛있는 곰탕, 입과 몸이 모두 즐거운 곰탕’을 표방한다. 때문에 곰탕 이전에 어간장, 천연조미료, 효소 등을 먼저 만든 뒤 음식에도 활용한다. 품은 들지만 직접 만드는 양념들이 고기의 잡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특유의 풍미를 살린다는 생각에서다. 이와 함께 수소나 나이 든 소는 배제, 60개월 미만의 한우 암소만을 활용해 특유의 부드러운 육질과 달큰한 국물 맛에 집중한 것도 강점이다.

고기와 뼈 6:4, 양지 대신 앞다리와 설도
고기로만은 깊은 맛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기와 사골 비율은 6:4 정도로 잡는다. 사골을 활용하되 고기 위주의 맑은 곰탕을 지향하는 것이다. 고기는 사태와 앞다리, 설도 부위를 활용한다. 다른 곰탕집에서 많이 쓰는 양지, 이곳에서는 활용도가 낮다.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많은 부위기 때문에 앞다리와 설도, 2가지 부위를 쓰면서 담백함과 푸짐함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이다. 일반 곰탕의 고명은 약 70g, 특 사이즈는 약 90g으로 넉넉히 내고 있다.

밥은 ‘삼광’ 활용, 하루 60~70인분 한정 판매
밥은 정이품 ‘삼광’ 품종으로 짓는다. 신동진과 비교해 쌀알은 작으면서도 씹는 맛과 찰기가 뛰어나 곰탕에 말아도 쉽게 붇거나 풀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곳 곰탕은 고기와 사골에 효소를 발라 6일간 숙성하고 그 후 끓여내는 방식으로, 손질부터 완성까지 총 7일이 걸린다. 양식 조리법의 마리네이드를 차용한 방법으로, 조리 과정이 긴 편이기 때문에 하루 판매량은 60~70인분으로 한정돼있다.

주요 메뉴 한우곰탕(보통 1만1000원, 특 1만3000원)
주소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116
전화 (02)322-0422

 


 

 

뼈 따로, 고기 따로 2가지 곰탕
<봉쥬르 밥상>

 

‘곰탕 + 한상차림’ 콘셉트
‘젊은이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곰탕’을 모토로 운영 중이다. 서종금 대표는 곰탕을 집밥처럼 풀어내고자 고민했고, 해답을 ‘반찬’에서 찾았다. 깍두기와 양파절임은 기본으로 제공하고, 이와 함께 그날그날 조리할 수 있는 나물이나 어묵 등으로 한상차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흔히 말하는 ‘어른 입맛’이야 곰탕과 김치만으로 충분하지만 젊은이들은 다양한 찬을 곁들여 먹을 때 곰탕을 더욱 친근하게 여길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우 1++ 활용, 뼈·고기 따로 2가지 곰탕
한우설렁탕과 한우곰탕 2가지 메뉴가 있는데, 뼈 육수와 고깃국물을 적당히 섞어 비율의 차이를 두는 방식이 아니라 애초에 각기 조리한다. 설렁탕은 뼈만 끓여서 뽀얗게 내고, 곰탕은 고기로만 우려 맑은 국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설렁탕의 고명은 곰탕 고기를 활용한다. 1~2일에 한 번씩 탕을 끓이고 있는데 설렁탕의 경우 40인분, 곰탕은 20~25인분가량 만든다. 한편 사골과 사태·양지는 경북 고령의 농장에서 한우 1++ 등급만 받아쓴다.

4시간씩 총 4회 끓이는 설렁탕
사태·양지로 끓이는 곰탕은 약 20kg 분량의 고기를 1시간 40분 정도 삶는다. 약 1kg으로 1인분을 내는 방식이라 최대 2시간만 끓여도 진한 편이라고. 설렁탕의 경우, 약 30kg의 사골을 8시간 핏물 뺀 뒤 4시간 우린다. 이렇게 4회를 반복한다고. 같은 뼈를 4시간씩 총 4회 우려 4종의 육수를 만든 뒤, 한데 섞어 쓴다는 의미다. 1~4회 차의 육수 맛과 장점이 모두 달라 이와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고.

주요 메뉴 한우설렁탕, 한우곰탕(각각 보통 1만원, 특 1만2000원)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6길 37
전화 (02)337-9850

 


 

 

한우 고기 비중 70%, 8500원 곰탕
<연희곰탕>

 

사골은 한우로만, 수입육 약 30% 활용
대학생과 젊은 오피스족이 많은 상권임을 고려해 8000원대 곰탕을 기획했다. 비결은 한우와 수입육을 섞어서 쓰는 것. 사골은 한우만 활용하고 사태와 양지는 한우 70%, 수입육 30%의 비율로 곰탕을 만든다. 이곳의 곰탕은 ‘고기만 곰탕’과 ‘특곰탕’으로 나뉘는데, 특곰탕은 일반 메뉴의 양 추가 개념이 아닌, 내장이 포함되는 방식이다. 이에 한우 내장도 함께 삶아 육수와 고명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기 양 따라 메뉴 세분화, 15인분씩 짓는 밥
일반적인 곰탕집에서 ‘특곰탕’은 사이즈업을 의미하는데, 이곳에서는 ‘대·특대·왕특대’로 표기한다. 기본 사이즈엔 50~60g의 고명이 제공되고 5000원을 추가하면 한 단계 사이즈업 되며 50%가량의 추가 중량이 더해지는 방식이다. 혼밥족이 많은 지역이라 혼자 반주를 곁들이는 손님들이 대나 특대 사이즈를 주문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한편 밥은 15인분씩 전기압력솥에 지어내 바로 제공하는 방식이라 따로 토렴하진 않는다.

매일 6시간 끓여 200인분 준비
김재홍 대표는 “내 곰탕의 포인트는 좋은 재료와 끓이는 시간이다”라면서 “6시간가량 끓여내는 게 이곳 맛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상권을 고려해 8000원대 곰탕을 기획했지만, 함께 운영 중인 한우곰탕집과 동일한 식재료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6시간보다 적게 끓이면 깊은 맛이 덜하고, 더 오래 끓이면 노포식의 꼬릿한 냄새가 날 수도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주요 메뉴 곰탕(8500원), 특곰탕(1만1000원)
주소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7
전화 (02)336-1801

 

 

* 자세한 내용은 vol. 181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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