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훔칠 수 없는
최인찬 <훔친 뒷고기> 대표

 

한 가지를 ‘제대로’ 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능력을 완벽하게 다듬기 위해
축적된 시간들은 전혀 다른 분야의 성장속도를 좀 더 빠르게 만들어준다.
어차피 모든 것의 원리와 과정은 같으니까. 결국 하나로 연결되기 마련이니까.
스페셜리스트의 능력이란 건 그리 쉽게 훔쳐지지 않는다.
 에디터 김준성

 

 

육류전문유통으로 외식업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돼지 특수부위전문점 <훔친 뒷고기>를 론칭하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브랜드 콘셉트와 기획에서 어떤 차별성을 주려고 했나. 외식사업 아이템으로써 돼지고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그 안에서 경쟁력 갖추기란 쉽지 않은 상황인데.
그렇다. 쉽지 않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어떤 업종이든, 경쟁은 쉽지 않겠지. 하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육류유통만을 해왔고 그중에서도 특수부위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 네트워킹 등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그러다가 ‘삼겹살·목살로 유명한 돼지고깃집들은 많은데 왜 특수부위로 유명한 곳은 없는 거지?’라는 생각에 2016년부터 돼지 특수부위전문점을 오픈한 거다.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해보고 나름의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3년간의 직영점 운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했고 2019년 3월에 드디어 <훔친 뒷고기>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2019년부터 수많은 특수부위전문점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 경쟁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특수부위와 관련돼 오랜 유통경험과 네트워킹, 안정적인 물량확보, 이를 통한 가격 경쟁력 등이 <훔친 뒷고기>를 충분히 차별성 있게 만들어준다고 본다.

외식업에 첫 발을 디딘 것은 언제인가.
대학교에서는 자동차 금형설계를 전공했다. 그런데 적은 돈 받으며 밤새 일하게 되니 큰 비전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2002년 스물아홉 되던 해에 서울로 올라와 취직을 했는데, 그 회사가 야채곱창을 아이템으로 하던 외식기업이었다. 메뉴에 들어가는 소스나 식재료를 여기저기 전달해주고 영업도 하면서, 그렇게 외식업과 인연을 맺게 된 거다. 당시 가맹점주들은 일반 점포가 아니라 푸드트럭 형태로 야채곱창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대학 전공이 자동차 금형설계다 보니 트럭의 부족한 부분들을 직접 만들거나 보완해주는 것도 함께 거들었다. 소스도 만들고 물건도 공급하고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였던 것 같다. 곱창에 대해 배우고 외식업 경험과 인맥들도 그때부터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템이고 업종이든, 그 음식 또는 고기부위를 정확히 알고 유통과 시스템까지 잘 구축해서 운영한다면
유행과 전혀 상관없는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다. 유행이라는 건 언제든지 흐르고 지나가지만,
그 안에서 진득하게 깊이 공부하고 운영하는 브랜드들은 꾸준한 시장을 만들어낼 테니까.”

 

 

처음 외식업을 경험하는 것이었을 텐데 어떤 게 가장 힘들었고, 또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아있나.
직접 발품을 팔면서 가맹점주들의 매장을 알아보고 오픈시켜주고, 그랬던 일이 육체적으로는 가장 힘들었다. 새벽 2시까지 매장 오픈을 도와주는 것은 일상이었고 새벽에 전남 순천에 들러 신규 매장을 오픈한 후에 그날 아침, 다시 서울로 올라와 또 매장 오픈을 도와주는 일정도 허다했다. 하지만 그 당시, 매장을 오픈해 지금까지 10여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건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내가 수리해준 야채곱창 차량을 가지고 어린 아들, 딸을 다 키워낸 분들도 있다. 지금도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외식업을 하는 보람이자 나를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훔친 뒷고기>, 그리고 본사 ‘더블fnb’의 운영현황은.
우선, 2019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훔친 뒷고기>는 현재 직영점 1곳을 포함해 총 19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브랜드육 ‘하이포크’와 한돈을 함께 사용 중이며 삼겹살과 목살에서부터 뒷고기·덜미살·주먹구이·모소리살 등등 각각의 특수부위들도 200g 7000원~1만3000원 대에서 손님들이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과일숙성을 한 벌집껍데기를 신 메뉴로 냈는데, 이 메뉴만으로 1억원의 월매출을 올리기도 했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파주시 야당점의 경우엔 월평균매출이 1억5000만원 정도인데, 이 중 6000만원이 순수익이다. 고기와 반찬 등 각종 부자재의 원가비율이 22~23%이기 때문에 가능한 수익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각 매장들의 운영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물류가격을 10% 인하하는 동시에 가맹점당 50만원가량의 물품을 무상제공하기도 했다.

 

돼지 특수부위와 관련된 일만 20여년 해왔다. 앞으론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향후에 또 어떤 아이템의 브랜드를 만들게 될지는 모르지만, 유행을 따라가려 하진 않는다. 누구보다 앞서 유행을 이끄는 일이 있을지언정, 내가 비전 없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하지 않는다. 제아무리 인기 있는 아이템이라고 해도 남 따라하는 건 싫으니까. 고기에 대한 공부도, 육류유통도, 그에 대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도 모두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확신이 있는 것에만 집중해 오랜 기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는 브랜드만 만들어내고 싶다.

 

* 자세한 내용은 vol. 184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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