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힘 있는 한 끼

“밥 먹고 커피까지 마시려면 시간 없어. 빨리 나오는 곳으로 가자. 그래도 이왕 먹을 거 제대로 된 걸로 골라야지”
점심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누군가의 한 마디이자 식사 메뉴에 대한 니즈를 가장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간편함은 기본, 같은 음식이라도 더 매력적인 걸 먹고픈 욕심쟁이 현대인들을 위한 그런 한 그릇.
팔리는 메뉴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에디터 김준성

 

 

 

콘셉트
재료를 한 번에 담아내는 식사 메뉴들은 생각보다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간편하다는 점에서 넓은 타깃층을 확보할 수 있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저가형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다양한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하지만 낮은 진입장벽으로 생기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뻔한 메뉴일수록 경쟁우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차별화된 콘셉트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게 만든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부터 배달 시장의 사례에 이르기까지 손님들 발길을 이끌어내는 포인트 발굴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디테일
화려한 담음새로 손님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거나 적절한 맛의 밸런스로 깊은 인상을 남기거나. 사랑받는 식사 메뉴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한 그릇으로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면 승부처는 더더욱 디테일에 있다. 재료를 어떻게 조합하고 얼마나 제공할 것이며 어떤 그릇과 토핑을 활용해 차림새를 장식할 것인지 등 세밀한 메뉴 기획을 통해 손님들 입에 오르내릴만한 메뉴를 기획하는 게 핵심이라는 의미다. 식재료와 비주얼,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식당들을 살펴봤다.

 

효율성
인건비, 임대료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운영은 필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덮밥, 국수, 간편식 등 빠른 제공이 관건인 메뉴들의 경우 노동 강도를 줄이면서 회전율 높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계속돼야 한다. 가장 쉬운 접근은 선택과 집중의 힘을 빌리는 것.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작은 식당이라면 손 많이 가는 면 또는 토핑, 그리고 상대적으로 중요도 낮은 반찬 등은 상품력 우수한 완제품으로 대체해보는 것도 괜찮은 대안이다. 효율적인 운영 팁과 함께 쓸 만한 아이템도 다뤄봤다.

 

 

 


 

 

식재료

식재료 이야기를 먼저 꺼내든 이유는 메뉴의 뼈대이자 전체적인 콘셉트를 좌우하는 중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한 그릇 식사 덮밥만 봐도 그렇다. 밥 위에 고가의 재료를 올리거나 차별화된 조리법으로 가치를 더하면 프리미엄 메뉴로,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한 토핑을 사용하면 웰빙 트렌드에 적합한 포지셔닝을, 그리고 대중성에 초점 맞춰 가성비 높인 브랜드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탕반류나 면 메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성 있는 육수의 배합, 그리고 면의 굵기·소스를 어떻게 변주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다. 결국, 같은 메뉴라도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소구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며, 최근 이러한 식재료 콘셉트를 명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중.
식재료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아무래도 원가다. 사실 좋은 재료를 활용한다면야 뭔들 맛이 없겠냐마는 식당 경영자 입장에서 원가와 식재료 품질 사이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틀어 생각해보면 고품질 식재료 사용은 오히려 주방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풍부한 재료를 활용할 경우 특별한 조리법 없이도 가장 손쉽게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무엇보다 메뉴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가 있다. 취재 결과,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메뉴의 평균적인 원가는 약 3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밥 소믈리에가 만드는 삼각 김밥 <가마솥밥하나>
3대째 내려오는 농지에서 쌀을 재배하고 유통해온 ‘경성미가’. 그곳에 몸을 담고 있던 주서빈 대표가 지난 2018년, ‘일본취반협회’에서 주관하는 ‘고항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후 오픈한 삼각 김밥 전문점이다. 약 10가지 맛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 속 재료보다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역시 밥이다. 매일 2~3회씩 가마솥에 밥을 짓고 있으며 ‘윤빛공주’라는 뜻의 ‘쯔야히메’ 품종 쌀을 활용해 만든다. 이름 그대로 밥에 윤기가 흐르고 뭉개지지 않는 게 강점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정식 품종으로 등록되지 않아 ‘혼합미’로 표기된다고. 고품질의 쌀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아무래도 일반적인 삼각 김밥에 비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데, 인근 회사에서 정기 배송을 요청할 정도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비주얼

손님들의 관심을 가장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자 브랜드 정체성을 결정짓는 비주얼. 이제는 옵션이 아닌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게 흔히 이슈메이커라 불리는 메뉴들의 공통점이 바로 이 화제성. 이는 한 그릇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하는 경우 더욱 도드라지며 혼밥족을 겨냥한 배달 전문점 또한 이에 발맞추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메뉴의 외적 매력도를 나타내는 ‘포토제닉 푸드’, 그리고 ‘인스타그래머블’ 등의 소비 키워드가 외 64식시장 전반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즉, 센스 있는 구성으로 공유할만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경쟁력이라는 의미.
<신세계등뼈>, <독립카츠>, <탐광> 등 다수의 식사 메뉴 브랜드를 운영 중인 박후영 대표 역시 “메뉴에 포인트 요소를 심어주는 게 관건이라 생각한다. 조금 과장 섞인 말을 하자면 외식사업의 성패는 SNS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에 달려 있을 정도니까. 물론 비주얼에만 치중한 건 잠깐의 화젯거리에 불과하겠지만 임팩트 있는 첫인상을 남긴 이후 완성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 생각한다”며 독자적인 차림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메뉴는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토핑의 색 조합부터 식기, 그리고 인테리어까지 브랜드 콘셉트에 잘 녹아들 수 있는 방식을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 기존의 메뉴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도 필요하다. 한식, 일식, 양식 등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은 상호보완을 통해 새로움을 어필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다.

 

 

웅장한 에비가츠동&대창 곁들인 카레우동 <탐광>
오픈한지 한 달 차. 에비가츠동만 하루 약 150그릇 이상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성과를 보일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이유는 웅장한 새우튀김 비주얼 덕분. 새우 4마리를 한 번에 튀겨 절단면을 보여주는 방식은 새로운 비주얼 포인트로 다가온다. 또한 가쓰오 육수에 양파, 계란, 그리고 튀김을 올려 부드럽고 촉촉하게 조리하는 일반적인 가츠동과 다르게 각각의 파트를 분리해 담아냈다는 것도 차별점. 계란은 폭신한 오믈렛 형태로 담아냈으며 튀김은 가장 마지막에 올려 바삭함까지 살렸다. 닭발과 소뼈를 진하게 우려 만든 카레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창을 곁들이면서 손님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배달 메뉴도 세련되게 <경성밥상>
배달 음식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2019년 10월에 오픈한 국수 배달 전문점이다. 개화기 시대를 콘셉트로 인테리어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세련되게 구성하면서 높은 재구매율을 이끌어냈다. 면이 잘 붇지 않는 예산지역 중면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 육수와 떡갈비 모두 손수 만들 정도로 메뉴 품질에도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

 

 

 

* 자세한 내용은 vol. 185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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