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인 열전


<몽탄> 조준모 대표

유명세를 타거나 사업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었다. 다만 남들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고 싶었다.
남의 것 흉내 내지 않고 나만의 독창성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주변에서 위험하다고 말렸다. 그럼에도 ‘꿈의 숯불구이’ <몽탄>은 탄생했고, 갈채를 받고 있다.
에디터 이정훈

 


 

 

불판 닦으며 창업 꿈 키운 고교생
시련은 어린 소년을 훌쩍 성장시킨다. 짚불 고깃집 <몽탄> 조준모 대표는 중1때 부친을 여의고 일찍 철이 들었다. 간암 판정을 받은 부친은 며칠 뒤 서둘러 세상을 떴다. 당시 부친은 중견 제화 회사를 경영했다. 덕분에 식구들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지냈다. 갑작스런 가장의 부재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감나게 다가왔다. 여기저기서 빚쟁이들이 몰려왔다. 무려 20억원의 빚, 남은 식구들의 삶을 짓눌렀다. 아마 받을 돈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음 소식이 업계에 퍼지자 채무자들은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고 채권자들만 벌떼처럼 나타난 것. 일부 채무자는 거래서류까지 폐기하거나 조작해가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평생 가정주부였던 조 대표 모친이 졸지에 삼남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모친은 이듬해 서울 충정로에 돼지고깃집을 차렸다. 생전 처음 돈벌이에 나선 것. 지금의 조 대표 나이쯤이었다. 다행히 초보 장사치고는 성적이 괜찮았다. 그러나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면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 처음에는 분당으로 가려 했다. 모친은 점포 계약 전날 특별한 체험을 했다. 모친 꿈에 부친이 나타났던 것. 꿈속에서 부친은 “멀리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음날 모친이 분당으로 계약하러 가다가 우연히 부동산업소의 점포 물건 게시물을 봤다. 순간 꿈에 본 남편의 당부가 떠올랐다. 모친은 당초 가려고 했던 분당의 점포를 포기하고 충정로와 가까운 홍제동으로 점포를 이전했다.

 

 

결정은 신중하게 실행은 과감하게
모친의 식당에서 경영실무를 탄탄히 다진 조 대표는 2015년 비로소 독립했다. 그 과정에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창업 결심을 했을 때 통장에는 2000만원 밖에 없었다. 마침 결혼식을 올린 직후여서 들어온 축의금도 창업자금으로 보탰다. 모친에게 적립해뒀던 자신의 임금 5000만원, 여기에 ‘장모님 특별 후원금’까지 긁어모아 1억 원 조금 넘는 돈을 만들었다. 첫 창업이어서 욕심이 자꾸 생겼다. 좀 더 넓은 규모, 최신 시설과 설비, 멋진 인테리어 등. 하지만 돈은 턱없이 부족했다.
점포는 매우 신중하게 탐색했다. 자금이 부족한 만큼 부지런히 발로 뛰었다. 1년 만에 점포를 선정했다. 충정로에 99㎡(30평) 규모로 <두툼>이라는 고깃집을 차렸다. 첫날부터 대기 손님이 생겼다. 일본 TV와 잡지들이 소개해 한 때 일본인 관광객도 붐볐다. 월 매출 4500만원이 목표였는데 최고 1억2000만원까지 올리기도 했다. <두툼>의 경영이 정상궤도에 진입하자 2호점을 생각했다. 위치는 용산 삼각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삼각지는 정체된 동네 같지만 소란스럽지 않고 우수가 깃든 묘한 매력이 풍겼다. 당초 1층만 사용할 생각으로 현재 <몽탄>의 자리를 계약했다. 실제 입점은 점포를 계약한 후 1년 뒤에 이뤄졌다. <두툼> 2호점이 아니라 장소와 공간이 주는 매력을 살린 개성 있는 고깃집으로 꾸미고 싶었다. 1년 동안 임차료만 내면서 새 공간에 장착할 콘셉트를 고민했다.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한 번 결정하면 최선을 다하는 조 대표의 업무 스타일이 또 한 번 나타났다.
돈육시장은 두툼한 숙성육이 대세였지만 시간이 가면서 식상한 아이템이 됐다. 숙성육의 대안 아이템을 찾아내야 했다. 맛은 기본이고 시각, 후각 등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아이템을 구상했다. 후각에 방점을 찍고 무안 몽탄의 짚불구이 삼겹살을 벤치마킹 했다.
한편에서는 점포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했다. 설렁탕 집으로 썼던 점포는 각종 구조물들이 난립했었다. 이를 모두 철거하고 지금의 모습을 되찾는데 7개월이 필요했다. 아치형 유리문 하나 재현해내는 데만 한 달씩 걸리기도 했다. 싹 걷어내니 일본식 서양 건축물 원형이 드러났다. 본래는 일제 강점기 철도국 고위 간부의 사택이었다고 한다.

 

 

 

 

 

차별화 넘어 서비스 고도화로
짚불구이는 쉽지 않은 아이템이다. 구울 때 연기가 많이 나고 짚 쌓아둘 별도 공간이 필요하다. 다른 열원에 비해 부피가 커서 배송비와 보관비가 많이 들어간다. 이런 부대비용이 짚값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짚불구이를 채택한 것은 강력한 차별화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몽탄>은 양념 소갈비인 우대갈비(250g 2만5000원)와 짚불삼겹살(150g 1만5000원), 두 메뉴를 짚불에 구워낸다. 짚불구이의 특성은 짚이 타면서 발생하는 훈향이다. 훈향은 호불호가 갈린다. 자칫 향이 너무 강하면 금방 질린다. 게다가 짚불구이는 서울 사람에겐생소하다. 조 대표도 그런 점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오래 연구하고 충분히 실험했다. 지금 짚불 훈향을 입힌 <몽탄>의 갈비와 삼겹살은 그 밸런스를 절묘하게 잡았다. 최근에도 리서치를 통해 고객 의견을 모아 다시 한 번 훈향농도를 조절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딱 좋은 정도의 훈향이다. 긴 준비 끝에 <몽탄>은 2019년 1월 2일 개점했다. 월 4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호조의 출발을 보였다.
짚불 훈향 고기 맛을 보려고 고객들은 지금도 줄을 선다. 개점 1년 만인 지난 겨울 석 달 동안 매출액은 신기록을 경신하며 정점을 찍었다. 뜨거운 고객 사랑과 높은 매출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풀가동으로 인한 직원 피로 누적과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됐다. 조 대표는 오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매출액을 일부 포기하기로 했다. 예약을 덜 받고 고객이 좀 더 여유 있게 식사할 수 있도록 서비스 텀을 길게 잡았다.
이제 매달 매출액이 월 5000만원 정도씩 줄었다. 대신 고객과 직원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내친 김에 고객에게 한 가지 선물을 더 증정했다. 최근 갈비 원육을 살밥이 더 많은 것으로 바꾼 것. 박스당 갈비 중량이 30kg이상인 것만 구매하고 있다. 구매에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만 우대갈비 중량표시나 가격은 종전 그대로다. 손님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으로 좀더 살이 두툼한 갈비를 먹게 됐다.

 

*자세한 내용은 vol. 186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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