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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세계 주류 포텐셜

‘소주, 맥주 위주로 흘러가는 한국 주류시장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보는 눈도, 맛의 기준도 까다로워진 똑똑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 손님들의 만족도와 수익 모두를 잡는 영리한 메뉴 구성은 ‘어떻게 곁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비롯되며 도수부터 향미, 그리고 바디감까지 가지각색 매력을 가진 술들에 관심 가질 때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에디터 김선주

 

 


음식과 술은, 결혼하는 남녀만큼 잘 어울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단어, 마리아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졌다. 애초에 주류 제품이 다양하지 않았을뿐더러 그마저도 희석식 증류주가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니 술로 차별화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달라졌다. 건강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취하려 마시던 술이 이제는 하나의 즐길 거리로 여겨지게 된 것. 음식과의 조화, 그리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패턴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된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한 이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또 하나 살펴볼 점은 최근 주류시장에서 무알콜 음료와 저도수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연평균 23%, 12% 이상의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보드카, 위스키, 럼주 등의 고도수 제품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단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게코노미쿠스(ゲコノミクス)’ 산업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무알콜 음료 시장 가치만 무려 3조원에 육박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이지 드링크’류 도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중.
‘스테이크와 와인’ 등 공식과도 같았던 조합들도 이제 서서히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는 듯하다. 중식과 전통주, 그리고 베트남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는 것처럼 기존의 틀을 벗어난 시도를 하는 곳들도 더러 보인다. 이는 페어링 확장 가능성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며 주류 판매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해볼 만하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기사. 센스 있는 주류 리스트로 깊은 인상을 남긴 식당과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술 판매 기술을 짚어보는데 초점 맞췄다.


 

 

와인

와인은 대부분의 식음료 관능 평가 기준으로 활용될 만큼 섬세하다. 당도와 바디감, 그리고 향미에 이르기까지 맛의 스펙트럼이 세분화돼있어 다양한 메뉴에 페어링 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 테이블을 고급스럽게 장식해 주는 것은 물론 골라 먹는 재미까지 있으니 손님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이만한 아이템도 없다.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 ‘세계 주류 시장 규모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예상되는 와인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6%이며 향후 약 1015억 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맥주(3.2%), 그리고 증류쥬(4.1%)보다 높은 수치이며 이러한 흐름을 따라 고깃집, 해산물 전문점은 물론 분식집에서도 와인을 판매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중. 문제는 역시 접근성이다. 맛 표현보다 품종과 원산지만을 강조하는 불친절한 라벨 때문인지 쉽사리 선택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점에서 이해도 높이는 제공 방식은 필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주류 리스트를 간결하게 구성하고 가벼운 부연 설명을 곁들여 거리감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미국, 호주, 칠레 등의 신대륙 와인 라인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는 점. 프랑스, 스페인 등의 구대륙 와인에 비해 쉽게 설명돼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캐주얼한 편이라 손님들에게 비교적 친근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또한 와인 의사결정에 있어 떠오르는 키워드는 바로 ‘콜키지’다. 손님들의 개인적인 취향을 수용하면서 식당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주로 방문하는 손님들의 성향을 고려해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최소 6개월 정도 충분한 사전 탐색을 하는 게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무료 서비스로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인원수, 보틀, 도수 등을 기준으로 비용을 받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글라스 와인을 판매하고자 한다면 일반적인 와인 용량 750㎖ 기준 잔 당 120~180㎖ 정도 제공하는 게 적당하며, 판매 가격은 로스율을 감안해 구매가의 50% 정도로 산정하는 게 안정적이다.

 


 

 

 

 

 

 

 

술과 어울리는 3세대 베트남 음식
<효뜨>
한때 쌀국수, 볶음밥 등의 가벼운 한 끼 식사로 인기를 끌었던 베트남 푸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분짜, 반세우 등의 요리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으며 그리고 지금, 또 한 번의 세대교체를 맞이하게 됐다. 스몰 디시와 술을 곁들여 먹는 비스트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 작년 7월에 오픈한 <효뜨>가 대표적인 사례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남아 요리에 매진해온 남준영 대표가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베트남 요리와 주류를 함께 판매한다. 독특한 점은 내추럴 와인을 다루고 있다는 거다. 유기농 와인으로도 불리는 내추럴 와인은 아황산염 등의 첨가제 없이 자연 발효 시킨 와인을 말하는데, 기존의 와인과는 확연히 다른 맛과 모양새를 갖고 있어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종 중 하나다.

 

전통주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국내 주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양조장 지원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신생 양조장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에 따라 젊은 감각 입혀낸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전통주는 투박할 것’이라는 인식도 점차 흐려지고 있는 중. 무엇보다 2020년 7월부터 신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 위탁 제조까지 가능해져 전통주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놀부는 퓨전 막걸리 전문점 <취하당>을 론칭해 여성 고객들을 위한 ‘솜사탕 막걸리’, ‘달고나 쉐이크 막걸리’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더본코리아 <막이오름>에서는 디스펜서로 막걸리를 뽑아 먹는 방식의 탭 막걸리를 선보이면서 고객 타깃층을 넓히고 있다.
전통주는 최근, 일본 주류 대체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를 활용하고 있는 식당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정작 판매하기에 앞서 걸리는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전통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유통사 수가 적고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한 업체 또한 드물다는 거다. 청주와 탁주는 높은 온도에 오래 노출될 경우 맛이 변질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생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1개월 이내로 굉장히 짧기 때문에 관리상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소규모 생산을 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한 제품이 많지는 않은 편. 이러한 점에서 전통주를 처음 취급하는 매장이라면 살균주, 그리고 증류주부터 접근해보는 걸 추천한다. 재고 관리가 간편한 것은 물론 잔술로 제공하기에도 알맞기 때문이다. 향미 강하지 않은 전통주를 대중적인 저도수 메뉴로 풀어내 매장에 개성을 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직관적인 메뉴판 기획이 관건
<한림돈가>
‘술맛 나는 삼겹살 집’을 모토로 운영 중인 이곳은 와인부터 수제 맥주, 그리고 전통주까지 다양한 주류 리스트를 구성한 게 특징이다. 이중 객단가를 높이면서 재방문율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건 전통주다. 현재 약 20가지의 청주와 증류주를 판매하고 있는데, 선택지가 다양한 만큼 호기심에 주문하는 비율이 상당하다. 가격과 술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메뉴판을 심플하게 구성했으며 매장에는 시선을 사로 잡는 전통주 P.O.P를 설치해 전통주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유통기한이 6개월 이상인 것들로만 판매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청주 제품 판매율이 높은 편.

 

 

* 자세한 내용은 vol. 186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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