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코로나를 딛고 선 식당들

이 세상에 100% 다 나쁘기 만한 일은 없다. 심지어 전쟁조차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 의도하지 않지만 과학과 사상이 발전하고 문화 교류가 촉진된다. 코로나 사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외식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코로나를 성장의 디딤돌로 삼고 있다. 코로나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딛고 올라설 디딤돌이 되어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2회에 걸쳐 적극적으로 코로나에 맞선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이번 호에는 코로나 사태를 기회로 삼아 발전을 모색하는 점포들을 소개한다. 에디터 이정훈

 

 

몰랐던 배달 시장 이렇게 컸다니
<짬뽕지존> 송파점

저승사자에서 구세주로 돌변한 코로나
<짬뽕지존>은 즉석짬뽕 전문점이다. 전국에 모두 60개의 점포가 있다. 점포 규모와 매출액이 비교적 큰 매장들이다. 이런 매장들은 고정비 역시 높다. 매출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면 소형 식당보다 오히려 타격이 더 크다.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폭풍을 <짬뽕지존> 점포들도 피해갈 수 없었다. 모든 점포들이 사상 초유의 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직영점인 송파점도 매출이 20~30% 감소했다.
코로나가 지속되자 점포들마다 누적 적자폭이 커졌다. 본사에서도 가맹점들의 어려운 처지를 감안, 2020년 2월과 3월에는 로열티를 50%만 받았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없었다. 코로나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유행성 독감이 아니었다. 지난 봄 가맹점주들은 강성교 대표에게 배달 판매를 건의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려면 배달 판매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었다.
창업 초기부터 <짬뽕지존>은 배달 판매 없는 영업을 고수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짬뽕은 즉석에서 조리하고 즉석에서 먹어야 맛있다. 배달하면 이동하는 동안 면이 붇고 국물이 식어 제 맛을 잃는다. ‘대한민국 최고의 짬뽕 맛’을 추구하는 강 대표의 경영방침과 어긋난다. 강 대표는 그동안 다른 건 몰라도 짬뽕 맛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았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도 배달 요청은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하기 꺼림칙하니 배달해줄 수 없느냐고. 그때마다 회사 경영방침을 들어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런데 가맹점주들의 건의는 차원이 달랐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각 점포들의 경영 압박이 쌓이면 ‘대한민국 최고의 짬뽕 맛’도 의미가 없어진다. 강 대표는 결단했다. 원하는 점포는 배달판매를 실시할 것을 승인했다.
송파점도 4월부터 배달 판매 준비에 들어갔다. 4월 말부터 배달을 시작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배달 판매와 홀 판매를 병행했다. ‘배달의 민족’ 깃발 2개를 꽂으면서 시동을 걸었다. 시작하자마자 배달 주문이 폭주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물량이었다. 배달 수요가 만만치 않음을 감지하자 곧 깃발 2개를 추가해 모두 4개로 늘렸다. 또한 ‘배달의 민족’ 앱 화면 상단 광고를 병행했다. 이 광고도 효과를 발휘했다. 깃발 2개였을 때 월 추가 매출이 4000만원 발생했는데 4개로 늘리자 약 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송파동에는 1인가구가 많다. 이들이 배달 판매의 주 고객이다. 2020년 12월 초 현재, 하루 80~90건 정도의 배달 주문을 접수하고 있다. 배달 주문은 점점 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송파점뿐만이 아니다. 배달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코로나 이전 매출액의 두 배 정도까지 치솟은 점포도 생겼다.

 

 

 

코로나 위기 활용한 창업과 도전
<음음>

코로나가 선물한 도전 기회
코로나로 인해 서울 인사동은 썰렁해졌다. 상점마다 활기가 사라졌다. 공실이 된 점포도 드문드문 보인다. 자영업자들이 몸을 움츠리고 퇴로를 찾으려 하는 이때 김광중 대표는 용감하게 창업을 감행했다. 내추럴 와인바 <음음>을 개점한 것. 누가 봐도 지금은 자영업의 퇴조기지만 그는 역으로 해석했다. 신규 사업을 준비하던 그에게 서울 인사동은 기회의 땅이었다.
임차료는 대폭 낮아졌으며 핫 플레이스인 익선동과 가깝다. 배후에 사무실 밀집지역을 둔 최고의 상권임이 분명했다. 어둠이 깊어지면 새벽이 가깝듯, 언제일지 모르지만 코로나 종식일은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 영향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다른 아이템에 비하면 피해가 덜 할 것으로 봤다. 내추럴 와인은 견고한 마니아층이 형성돼 고정 수요가 있는 아이템이다. 코로나가 끝나고 누구에게나 좋은 시절이 오면 그땐 늦는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몇 해 전부터 조성된 내추럴 와인 붐을 주시했다. 한식과 양식을 퓨전으로 풀어낸 레스토랑 <로마옥>을 운영하면서 와인과 ‘한·양 겸식’ 메뉴 조리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1년 전부터 내추럴 와인바 개점을 준비했다. 2020년 11월에 개점한 <음음>은 60㎡(18평) 규모의 아담한 와인바다. 상호 ‘음음’은 마실 음(飮)과 소리 음(音)을 조합한 이름이다. 와인 마시고 음악 듣는 휴식처란 뜻.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찾아오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음식 맛과 서비스, 공간이 주는 감성, 이런 요소들의 차별화가 코로나 공포감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야 한다. 무모해보일지 모르지만 <음음>이 탄생한 배경이다.”
코로나 이후를 바라본 퓨전 콘셉트
김 대표는 차별화 요소의 기본 방향을 퓨전으로 설정하고 음식과 공간에서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서양 문화 코드를 적절히 뽑아 이를 하나의 콘셉트로 구성, 고객이 멋과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음음>의 시그니처는 전복장골동면(1만7000원)과 벽돌치킨(2만4000원)이다. 골동(骨董)은 뒤섞는다는 뜻이니 골동면은 전통 비빔국수다. 그러니까 전복장골동면은 전복장을 얹어주는 비빔면이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이 메뉴는 밀가루 소면이 아닌 서양식 파스타다. 비빔면이라는 전통 음식 조리법을 빌려 만든 파스타에 찐 전복을 올렸다. 벽돌치킨은 닭 반 마리로 만든 요리다. 정성껏 차린 제상에 올렸던 계적(닭고기 적)처럼 납작한 형태로 접시에 담아 내온다. 그러면서도 마치 현대적 감성을 살린 샐러드 느낌이 난다. 한식 요소를 가미하되 퓨전식으로 맛을 낸 것은 코로나 이후 찾아올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코로나가 데리고 온 고객들
<벨라스 가든>

최악 대비 온라인 판매망 확보
코로나 사태는 브런치 & 와인 전문점 <벨라스 가든> 김성희 대표에게 양면적이다.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알 수 없는 위협요인이자 새롭게 도약할 기회 요인이다. 위협요인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하고, 기회요인은 더 강화해 발전의 토대를 튼튼히 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기본 전략이다. 우선 매출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비대면 판매 루트를 발전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배달음식을 싫어하고 배달하기도 내키지 않는다. 더구나 파스타는 배달 도중 붇게 되면 제 맛이 안 난다. 그렇지만 외식업 생태계 환경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는 일. 이제 ‘배달’과 ‘밀키트’는 코로나 시대의 키워드가 됐다. 배달 판매는 2018년부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었다. 배달 판매로 돈 벌 생각도 없었다. 막상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 보니 든든한 보험 같은 존재가 됐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0%다. 수수료를 빼면 수익성은 높지 않다. 그래도 배달 매출이 자금회전에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이왕 할 거면 잘하고 싶었다. 파스타 배달할 때 핫팩을 넣어 보낸다. 보온 효과도 있고 면이 붇는 걸 어느 정도 방지하기 때문이다. 12월 중순부터는 배달 박스에 크리스마스 리본 장식을 달았다. 고객이 마치 성탄 선물 받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다.
위협요인에 대한 본격적이고 적극적인 대비는 온라인 진출이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면 비대면 판매망을 늘려야겠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배달 판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배달 판매에 이어 밀키트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이유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단 만들고 나중에 다듬자’는 생각으로 2020년 3월, 준비를 시작했다. 메뉴 개발을 완료하고 5월부터 출시했다. 현재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하루 30~50개 정도의 밀키트를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아직 별도의 생산시설이나 전담 인력은 없다. 그러나 내용물, 패키징,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고 있다.
판매량이 많지 않지만 전망은 밝다. 코로나 뿐 아니라 다른 요인으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언제든 경영의 무게중심을 온라인 판매로 옮길 수 있도록 대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꽃게로제파스타. 홀 매장에서도 최고 인기 메뉴다. 꽃게를 직접 손질해 조리한 수제 파스타여서 개성과 풍미가 높다. 경쟁자들이 쉽게 따라 하기도 어렵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고객의 음식과 서비스 만족도가 높다. 5점 만점에 평점 4.9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자세한 내용은 vol.192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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