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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은
브랜드 & 가맹점주들

과연 강산이 한 번만 변했을까. 요즘이라면 4~5번도 더 변했을 숫자, 10년이다. 그만큼 빠른 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뭉근하게 오래 유지되고 있는 브랜드, 그리고 가맹점주들이 그곳에 있다. 에디터 김준성·이정훈

 

1424개 생기고 682개 사라진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페이지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외식 프랜차이즈의 총 브랜드 수는 5484개, 가맹점 수는 13만781개로 나타난다. 도소매업종의 2020년 브랜드 수가 총 357개, 서비스 업종의 브랜드 수가 1345개인 것과 비교해봤을 때 외식 프랜차이즈의 브랜드가 굉장히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2020년 증가와 감소 폭은 어떨까. 우선, 2020년 상반기에만 1424개의 브랜드가 새로 생겨났고, 사라진 브랜드는 682개였다. 숫자만으로 살펴본다면 매년 신규 브랜드의 1/2 정도가 사라져 갔다는 얘기가 된다.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평균 영업기간은 6년 3개월이다. 도소매 업종 브랜드가 9년 3개월, 서비스 업종 브랜드가 8년 2개월의 평균 영업기간인 것과 비교해봤을 땐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짧은 기간 내에 수많은 브랜드들이 생겨났다가 금세 사라지는 곳. 그만큼 진입장벽도 낮고 경쟁도 치열하며, 경영을 안정적으로 오래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 또한 곳곳에 많이 있는 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환경 안에서 10년, 20년 동안 한결같이 브랜드를 운영해온다는 건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인정하고 박수 받아야만 할 일. 그렇다면 최소 1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어떤 게 있을까. 그 데이터에서는 어떤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까.

 

친숙한 메뉴 아이템, 그리고 가맹점주의 능력

2020년 12월 15일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총 5484개. (이처럼 날짜를 밝히는 이유는 하루에도 20~30개씩 숫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10년 이상의 가맹사업연수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한식류에서 총 161개, 분식류에서 38개, 주점류와 일식류에서 각각 28개와 20개, 패스트푸드가 16개, 그리고 양식과 중식이 각각 7개와 6개였다. 치킨과 피자, 제과·제빵, 아이스크림, 커피, 음료 등 분류는 더 많았지만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외식업종들만 우선 모아봤다. 또 한 가지 알아둘 것 중 하나는, 브랜드마다 분류 등록을 다르게 신청했기 때문인지 홈페이지 실제 검색 시 예상과 다른 검색결과가 나온다. 즉, 분식이나 한식, 일식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김가네김밥>이나 <병천황토방순대>, <코바코돈가스>가 모두 기타외식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 이런 부분들도 감안하여 아이템별 가맹사업연수 순위를 정리했다. 그래프와 도표로 확인했을 때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한식과 분식 브랜드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게다가 각 아이템 업종별로 오래된 곳들은 1980~1990년대 외식업 호황기에 가맹사업을 앞서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식과 분식 등은 10~20년이 넘어도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 중인 곳이 많아 ‘손님들에게 친숙한 메뉴의 브랜드’ 생명력이 더 긴 것으로 다시금 확인된다. 어쨌든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언제 찾아 먹어도 지겹지 않은 ‘메뉴의 친숙함’, 그리고 운영의 간편함을 뒷받침하는 ‘시스템&매뉴얼’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그 외에 추가로 필요한 것은 각 가맹점주의 절실함과 노력일 테고. 본사 시스템이 제아무리 좋아도 가맹점주 운영이 미숙하면 절대 매출이 유지될 수 없다. 오랜 가맹사업연수를 가진 브랜드들의 저 많은 매장 중에는 1980~1990년대 호황기를 누렸을 뿐만 아니라 약삭빠른 계산보다 절박함으로 매장운영을 해온 분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프랜차이즈든 개인 매장이든 외식업 비결은 그 현장에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매장을 이끌어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그들의 얘기 속에도.

 

 

 

 

브랜드 & 가맹점주들 1
늘 꾸준한 선호도의 ‘깔끔한 국밥’

<무보까국밥> 대구 성서점│ 채진석 대표

 

“원래 제과·제빵에 관심이 많아 일본에 가서 베이커리 관련한 공부를 했었다. 그 기술로 직접 생지를 만들면서 국내에 빵집을 운영하기도 했었고. 8~9년 전, 그렇게 빵집을 오픈해서 4년 정도 운영했는데 모든 걸 혼자서 다 하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직원들을 뽑아도 일이 너무 힘들다 보니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고, 뭔가 다른 업종의 일을 해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올해 마흔 살인 채진석 대표는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새로운 외식 아이템을 찾아 헤맸다. 유행이나 트렌드에 따라가지 않으면서도 늘 꾸준히 팔 수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언제든 찾아와 먹을 수 있는 것. 그런 것을 한창 찾던 중 <무보까국밥>이 눈에 띄었다. 사실, 그는 돼지국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돼지 특유의 꼬릿꼬릿한 냄새에 대한 거부감도 많았고, 진하고 무거운 국물 또한 개인 취향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돼지국밥전문점을 운영하리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무보까국밥>에서 우연히 돼지국밥을 먹어보곤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냄새도 나지 않았고 국물도 깔끔했기 때문. 이런 종류의 국밥이라면 젊은 층들도 많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맛도 냄새도 깔끔하고 깨끗한 걸 선호하는 젊은 층 손님들에게 <무보까국밥>의 메뉴는 먹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 그때부터 천천히 <무보까국밥>의 매장 오픈을 준비하게 된다.

 

 

브랜드 & 가맹점주들 2
상권에 딱 맞는 메뉴구성·운영

<일미리금계찜닭> 수원 성균관대점 │ 오소연 대표

 

오소연 대표는 퇴사를 앞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엔 아동복을 판매해볼까 고민했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돌봐야 하기에 가정과 일을 동시에 해나가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아이를 돌보면서 창업의 실수까지 줄일 수 있는, 그리고 적절한 수익도 얻을 수 있는 브랜드. 그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찾아보기로 한 건 그때부터였다. 그 와중에 우연히 지인이 운영하던 <일미리금계찜닭>의 메뉴를 맛봤다. 이런 브랜드라면 운영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집 근처인 수원 성균관대학교 상권을 떠올렸다. 치킨 집과 식당들은 많은데, 정작 혼밥 학생들이 푸짐하고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식사메뉴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간장 베이스의 찜닭은 밥반찬도 가능하고, 치즈까지 올라간 퓨전 찜닭은 젊은 층 손님들이 꽤 좋아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창업을 하게 됐다. 가맹본사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했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는 배달 판매 위주로만 운영을 유지해도 잘 하는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하지만 첫 달의 월 매출 3500만원. 예상한 것과 다르게 좋은 반응이 있었다. 2~3명의 손님들이 구름치즈찜닭 하나에 각자 하나씩 계란밥을 주문해 먹는 게 일반적이었다. 홀과 배달의 매출비중은 8:2. 그렇게 첫 창업의 반응과 매출은 나쁘지 않게 시작했다.

 

 

브랜드 & 가맹점주들 3
2개 매장 운영하는 10년 점주

<신의주찹쌀순대> 정릉점 │ 전영식 대표

 

2개 매장을 운영 중인 전영식 대표. 그가 <신의주찹쌀순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 전부터다. 1997년 IMF 직전까지는 놀이터의 원목 놀이기구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했었지만, 경영이 악화되면서 외식업으로 전환했다. 당시 친척 중 한 명이 “초벌구이 고깃집을 운영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얘기에 초벌구이 방법을 직접 배워 고깃집을 오픈하게 된 것. 1998년, 홍대 인근에서 삼겹살집을 1년 정도 하다가 이후 경희대학교 근처의 66m²(20평) 매장으로 이전해 그곳에서 또 10년간 운영했다. 5년 정도는 나쁘지 않게 매출을 올렸지만, 곧 여러 삼겹살집들이 근처에 생겨나고 경쟁 또한 심해지면서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대로 계속 이어가야 하나’하는 고민과 갈등이 점점 더 심해지는 와중에 우연히 <신의주찹쌀순대>를 접하게 된다. “아내가 친구들과 함께 <신의주찹쌀순대>에서 오징어순대와 순댓국을 먹고 오더니 ‘깔끔하게 맛있고 꽤 괜찮다. 당신도 한 번 가보라’는 거다. 그래서 매장에 찾아가 직접 먹어보니 역시 깔끔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순댓국은 ‘꼬릿꼬릿한 냄새와 호불호 갈리는 맛’이었는데 이곳 순댓국은 그렇지 않았다. 창업을 하기 전, 다른 순댓국 브랜드들도 찾아보며 이것저것 비교해봤다. 경쟁 브랜드 중 하나는 서울 외곽지역에서 매장을 늘려나가며 서울 도심으로 들어온 것에 비해 <신의주찹쌀순대>는 서울 강남지역을 시작으로 외곽지역까지 점점 매장 수를 넓혀나가고 있었다. 이런 부분들도 유심히 살펴보며 선택을 고심했다. 그렇게 본사 직원 분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6개월간 입지를 살펴보기도 하고 2010년, 서울 중계동에 76m²(23평) 매장으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브랜드 & 가맹점주들 4
꾸준한 매출의 탕반 + 현장 매뉴얼

<뚝배기양평해장국> 경기 광주 목현점 │ 조미희 대표

 

매출의 탕반 조미희 대표가 이 매장을 운영한 건 올해로 8년가량 됐다. 이전엔 가구설계와 디자인 관련 회사에 3~4년 정도 다녔었고, 미술과외도 7~8년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현재의 매장운영을 맡게 됐고, 외식업과 관련된 일들을 그렇게 하나하나씩 배워나가며 시작하게 됐다. “해장국은 한국의 대표적인 탕반음식 중 하나다. 식사도 되고 술안주도 된다. 때문에 아주 큰돈을 벌지는 못할지언정 상황이 어떻게 되든 안정적으로 기복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외식 아이템이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첫 외식업이다 보니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214m²(65평) 규모의 매장으로, 기존에 일하던 직원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물어보고 배우며, 막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부지런히만 했다. 하수구가 역류하면 뚫었고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으면 연결했다. 모든 걸 전부 알아서 처리했다. 일당백으로 밀고 나가는 걸 그 때 체득했던 거 같다.” 작지 않은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혼자 고민하고 해결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전부 혼자서 해낼 수는 없는 일. 때문에 현장 업무의 진행과정 모두를 각 단계별로 매뉴얼·시스템으로 만들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게끔 만드는데 집중했다. “사람을 믿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100% 그것만으로는 운영되기 힘들다. 시스템과 매뉴얼이 잘 짜여 있으면 사람은 그걸 그대로 따라가게 되고, 오히려 그게 더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주말의 각 파트 업무담당에서부터 식사시간 중 손님이 왔을 때는 누가 먼저 일어나서 응대해야 하는지 등등을 요일별, 시간별로 담당자를 정해 놨다. 이렇게 하면 갈등의 요소를 미리 차단하는 동시에 업무 효율성은 더 극대화된다.

 

 

브랜드 & 가맹점주들 5
맛 퀄리티 유지하는 ‘식재료 1인분 원팩’

<코바코돈가스> 평택대점 │ 이건우·서금희 대표

 

이건우·서금희 대표 부부가 <코바코돈가스>를 운영한 건 올해로 10년째. 근처 33m²(10평) 매장에서 9년 정도를 운영하다가 2019년 12월,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 운영을 계속해오게 됐다. 처음 <코바코돈가스>를 시작하게 된 건 남편인 이건우 대표의 수입가구 사업이 어려워지면서부터다. 그 와중에 지역정보지에서 우연히 <코바코돈가스> 매장 인수자 찾는 정보를 보게 됐고, 직접 그 매장에 찾아갔다. 때마침 여동생의 친구도 다른 지역에서 <코바코돈가스> 매장을 운영 중이었던 터라 이것저것 물어보게 됐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을 인수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전에 운영하던 사장님이 2주 정도 운영을 봐준다고 했는데, 개인상황 때문에 그러지 못하게 됐다. 외식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으니 모든 게 생소하기만 했고, 익숙해지는 데에만 그렇게 몇 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재료들이 1인분 단위로 패키징 되어 있어서 준비가 어렵진 않았다. 채소는 미리 다듬고, 메뉴와 관련된 식재료나 소스들은 모두 1인분 팩 형태로 되어 있으니 간편하고 빠르게 준비해낼 수 있었다. 물론 수많은 메뉴주문이 동시에 들어왔을 땐 당황하기도 했었지만, 조리시간 오래 걸리는 메뉴부터 하나하나 먼저 준비하는 노하우들을 익혀나가면서 운영도 점차 수월해졌다.”

 

 

브랜드 & 가맹점주들 6
신뢰할만한 식재료의 신선도

<본죽&비빔밥 카페> 대치롯데점 │ 김경희 대표

 

수학 과외교사로 일하던 김경희 대표. 그는 은행원 퇴직을 앞둔 남편과 함께 은퇴 이후를 고민하다가 지인에게 우연히 <본죽>을 소개받게 됐다. 본그룹 김철호 회장의 저서를 읽고 난 후 기업에 대한 나름의 신뢰감도 가지고 있었고, 과외교습을 하면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창업을 결심했다. 식재료 재고가 남지 않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창업 준비 기간에 다른 프랜차이즈 본사의 베이커리 브랜드도 잠시 알아봤지만, 재고 처리 문제로 고민하는 가맹점주의 모습을 보고는 금세 포기하게 됐다. 그리고 2011년 12월, 기존의 <본죽> 매장을 양도 받는 형태로 창업했다. 김 대표가 10여 년간 대치롯데점을 굳건히 지킨 데에는 본사가 공급해주는 양질의 식재료가 그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주산지의 식재료가 매장에 도착할 때까지 신선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편이라고. 예컨대 서산 육쪽마늘과 냉이가 매장에 도착할 때까지 그 생생한 맛과 향이 살아있다는 것. 죽 재료는 1인분 단위 원팩으로 공급받아 보관과 조리가 간편하다. 계절별로 새 메뉴를 개발하는 점도 점포 운영에 큰 힘이 된다. 식상해진 메뉴 또는 이제 더 이상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메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이 과정이 반복됨으로 해서 늘 새로운 느낌의 메뉴구성을 선보일 수 있는 것 같다고. “죽은 신선한 식재료로 쒀야 제 맛이 난다. 본사에서 공급하는 식재료가 그 맛을 내게끔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장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자세한 내용은 vol.192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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